조금은 다른 메세지를 담은 소설 82년생 김지영 -조남수-
소설이라기엔 무겁고, 에세이라기엔 소설의 형식을 갖고 있는 책.
당당히 여성인권을 외치는 작가가 펴낸 책이고, 그 메세지는 분명했다.
100만 부가 넘게 팔린 책이므로 그 공감대는 증명이 되었다 본다.
다만, 아름다울 수 있는 한 여자의 삶이 이렇게까지 어둡고 무겁게 표현되는 것이
읽는 내내 가슴 한켠으로 답답하기도 했다. 우리는 해피엔딩을 좋아하니까..
하지만, 그 답답함을 견딜 수 있을 정도로 책의 문장은 간결했고 분량도 적당했다.
한마디로,
"단숨에 읽고 나서 생각을 하게끔 만드는 책이다."
특이한 문체로 소설은 전개된다.
지나고 보면 이 소설의 화자는 김지영씨를 치료하고 있는 정신과 의사이다.
그녀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알게된 그녀의 어린시절, 청년시절, 지금에 이르기 까지의 상처와 배경들을
제 3자에게 소개해 주듯 풀어간다.
시종일관 주인공의 이름과 등장인물에 '씨'가 붙어서 도대체 이 책의 화자는 누구인가 참 궁금했더랬다.
1980년대, 벌써 40년 전이 되어버린 시절
우리 한국은 여전히 개발도상국이었고, 올림픽도 치르지 않았던 시절이며
유교사상을 받을어 남아선호사상이 지배하던 시절.
6.25 참상을 겪어내고, 새마을 운동과 민주화 운동을 겪어낸
우리의 어머니 아버지들이 낳은 자식들이
세상의 공기를 들이마시며 울어대던 시절이다.
나는 남자로 태어나서 여자의 삶이 어떤 것인지 짐작조차 하지 못했다.
사실 내 삶을 사는 것 자체로도 버거웠기에. 누군가의 삶이 차별받는다 생각할 여유조차 없거나
아니면 당연하게 여겼던 것일지 모른다.
이 책의 주인공, 김지영씨의 이름은 실제로 82년 생 여아 중 가장 많은 이름을 차지했던 이름이다.
그리고 그 시대의 여성이 우리나라를 살아오며 한 번씩은 겪어야 했던 차별과 불평등을
속도감 있게 엮어냈다. 주인공의 마음의 소리와 불평, 불만, 그리고 그것을 이겨낼 수 없는 사회의 여건.
담담히 삭히고 넘어가야 했던 현실들이 지속적으로 반복되면서
독자는 가끔 불편한 마음이 들기도 했을 것이다.
그 이유가 무엇이 되었건, 주인공의 힘든 이야기를 계속 듣는 것은 감정을 이입하고 있는 독자로서
쉬은 일은 아니니까, 하물며 드라마를 봐도 마찮가지 듯 말이다.
어쩌면, 책을 고를 때에도 우리는 소수의 성공담에 너무 익숙해 졌는지 모른다.
다수의 어려움에 무감각해졌을 수도 있고, 당연하다 치부했을 지도 모른다.
그런 희망을 바라보고 어려운 현실을 잠시 잊으려 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이런 소설이 독자의 관심을 받는 것은 환영받을 일이라 하겠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나는 조금더 희망적인 이야기, 즐거운 이야기, 밝은 대화를 좋아한다.
불평불만보다. 그것을 이겨낸 주인공의 이야기가 더 좋다.
두주먹 불끈 쥐고 이겨내서 달리는 하니가 더 좋다.
내가 남성으로 여성의 힘듬을 모두 이해한다고 말할 수 도 없다.
하지만 우리 대한민국이 조금 더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가 되길 바라는 마음은 같다.
이번 책 82년 김지영을 읽어보지 않은 독자라면
조금은 불편하게 일독해 보시길 권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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